범대위, 포스코 崔 회장 사퇴 촉구는 윤석열 정부 입장과 한 맥락(脈絡)…

포스코 측 경제인·청년단체 동원, 집회 막으려 주민 갈라치기 사주 의혹 충격 사익에 눈먼 아부 잘하는 일부 포항사람들 지역 미래 생각하고 중심 잡아야 지역 국회의원들, 포스코 사태 침묵은 文 정부의 알박기 인사 돕는 이적행위

2023-06-18     김종서 취재국장

<속보>=포스코 그룹 최정우 회장이 끝까지 포항시민들과 소통을 끊고 있어 갈등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관련기사 11면 보도>

지난 15일 포스코 지주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가 약 7천여명(주최측 추산)의 포항시민들(경찰 추산 1500)을 동원, 포스코 포항 본사 앞에서 최 회장 사퇴 집회를 가졌다.

이날 집회에서 한 포항시민이 최 회장으로 분장(扮裝)하여 포졸에게 곤장을 맞는 퍼포먼스를 했다이는 포항시민들이 최 회장을 향한 감정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 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그러나 포스코 측과 일부 시민들은 지나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포스코 측은 이런 집회를 막기 위해 주민과 대화로 풀려는 의지보다 법원에 의존했다대구지법 포항지원에 집회시위금지가처분 신청을 낸 것이다. 그러나 법원이 기각처리해 집회를 막지 못했다.

 

포스코 측 범대위 집회 반대 여론 조성 의혹

포스코는 범대위 집회금지 법원 판결을 앞두고 유리한 판결을 이끌기 위해 지역 경제 단체와 청년단체를 끌어들여 언론플레이 꼼수를 썼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포항상공회의소와 포항청년회의소 (JC)가 이용당했다는 의혹이다.

실제로 포항 JC3개 단체 명의로 하나 되는 포스코 포항시민의 상생을 위한 성명문이란 제목으로 지역 신문에 성명문을 게재했다이차전지 유치 등 주민 화합을 앞세운 경제 논리로 범대위 집회는 해서 안 된다는 논조였다그 뒤를 따라 상의 문 회장도 비슷한 논조로 포항 이차전지 특화단지 유치를 위한 지역 경제계 입장문이란 글을 언론에 보도했다.

이 성명문에 대해 공감하는 주민들이 많아 집회를 반대하는 여론이 거셌다하지만 포스코가 사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충격스러워 하고 있다.

익명의 JC 단체 한 회원은 포항상의 문 회장이 포스코가 작성한 성명문을 JC에 전달하여 언론에 보도하게 만들었다는 소문이 있다문 회장이 JC 회장 출신이라 후배들이 말을 들을 수밖에 없었던 같다고 폭로해 문건 사주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포항상의 문충도 회장 문건 사주 의혹 부인(否認)

상의 문 회장은 본보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포스코가 작성한 성명문을 JC에 전달한 적이 없다고 의혹을 부인했다자신이 쓴 글 중 포스코 주장을 일부 반영한 것은 있으나 사주 받은 적은 없다고 말해 문건 작성 조율이 있었음을 간접 시인했다.

문 회장은 연간 수백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리는 포스코 제품 운송 사업을 하고 있어 포스코 맨으로 불린다. 그래서 포스코에 자유롭지 않다는 의심을 더 받는다.

 

포항 JC 석 모 회장

본보 취재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상의 문 회장에게 문건 사주를 받았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석 회장은 포항상의 문 회장에게 포스코가 써준 문건을 전달받았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내가 직접 썼고 상의 회장을 만난 사실이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또 지역 일에 관심이 없다가 처음 성명문을 작성하다 보니 미흡한 부분이 있어 논란의 허점을 보인 것 같다사회 경험이 부족한 청년들이 지역 사회를 걱정하는 순수한 목소리로 봐 달라고 했다.

 

포스코 관계자 문건 대필 부인

집회 반대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성명 문건을 작성하여 포항상의와 JC에 전달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실제로 포스코가 과거에 기고문 대필 사건이 있었다.

지주사 설립 초기에 지역 여론이 악화되자 포스코를 대변하는 기고문을 작성하여 현 포항문화원 박모 원장에게 동부경제인협회회장 자격으로 지역 모 신문에 게재한 적이 있다그래서 이번 문건 사주 의혹이 증폭된다.

 

최 회장 자존심이 주민 갈등 유발

지역의 많은 주민들은 포스코 최 회장이 대화로 풀 수 있는 문제를 불신과 갈등을 더 키우고 있다고 비판했다최 회장이 포항에 잠시 내려와 주민들과 한 번이라도 소통하면 갈등이 해소될 간단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최 회장은 세계적인 CEO라는 자존심 때문에 절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는 소문이 포스코 내부에 파다하다는 것이다. 사실이라면 충격이다.

 

지역 원로들 반응

최정우 회장이 소통만 하면 해결될 문제를 더 꼬이게 만든다는 것이 이해가 안 간다는 지적이다원로들은 최 회장 입지를 세우기 위해 순수한 포항사람들을 마치 몹쓸 사람들로 깎아내리고 있다고 개탄했다.

전국에 왜곡된 언론플레이로 기업인을 괴롭히는 집단 이기주의 집회 행위로 몰고 가는 것은 글로벌 기업이 할 짓이 아니다고 비판했다또 주민들도 지역의 미래를 위해 공사(公私)를 구분하고 상식에 반한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포스코에 기대 업을 하는 지역 경제인들이나 청년 단체가 경제 논리에 말린 얄팍한 꼼수에 놀아나는 듯한 짓은 줏대 없는 행동인만큼 수치스럽게 생각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또 한 원로는 포항시장 면담을 거부하는 최 회장을 지역 국회의원들이 만나 갈등 해소에 나서는 것이 원칙이다시장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고 침묵하는 것은 주민을 향한 도리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결론은 포스코가 글로벌 국민기업답게 도덕(道德)과 윤리(倫理)를 실천하는 경영을 하라는 지적이다.

회장 자리 방어를 위해 먹이사슬로 엮인 지역 경제인들과 청년단체를 끌어들여 왜곡된 언론플레이나 하고 주민 갈라치기를 하는 비겁한 짓을 하지 말아 달라는 것이 국민들의 바램이다.

 

한편 최정우 회장 거취 문제 관심

과거 포스코 회장들은 최 회장 만큼 포항시민 홀대가 심하지 않았다는 것이 중론이다.

포스코는 포항에서 성장했고, 국민기업 틀에서 벗어날 수 없는 국가 기간산업체의 특수성을 안고 있다고 포항시민들은 판단한다. 그래서 상생은 기본으로 생각한다정권이 바뀌면 회장들이 스스로 물러났다. 새 정부에 부담을 덜어주려는 의도다. 또 그들은 지역 여론을 중시했다그러나 최 회장은 달랐다. 이념이나 정치적 성향이 달라 지역 상생이 무너졌고, 또 소통도 끊어졌다.

포스코 50년 역사에 처음 있는 극한 갈등이다. 최 회장은 문재인 정부 알박기 인사로 꼽힌다현 정부에서도 최 회장 버티기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소문이 있다윤석열 정부가 문재인 정권의 알박기 인사 쓸어내기 작업이 본격화됐다는 소식이다그 대열에 최 회장이 낄지 포스코와 상생을 원하는 포항시민들이 비상한 관심을 보인다.

오는 19일부터 24일까지 윤대통령이 가는 프랑스와 베트남 순방길 경제 사절단에 재계 5위 수준인 포스코그룹 최 회장이 또 빠졌다1년여 동안 윤대통령 해외 순방길에 단 한 번도 끼지 못했다

이는 무언의 사퇴 압박으로 봐야한다는 해석이 자자해 향후 추이가 크게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