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코로나19라는 공포스러운 역병이 들이닥쳐 경제·사회· 문화를 파괴하고 심지어 생명을 위협해 삶의 터전의 뿌리까지 송두리채 흔들고 있다.
이런 위중한 상황속에서 경북제일신보는 지난 16일자로 창간 12주년을 맞았으나 자축 보다 무거운 마음이 앞선다.
경북제일신보는 현실적으로 힘들고 열악한 언론 환경 속에서도 지역 언론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정도 (正道)를 걸어 왔다. 그러나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알권리 충족에는 못 미쳤다는 아쉬움은 항상 남는다. 더욱더 노력하고 분발하여 애독자들의 알권리 충족에 기여 할 것을 약속 드린다. 우리는 지금 코로나 정국 속에서 큰 고통을 받고 있다.
그러나 급변하는 제4차 산업혁명시대가 코앞에 다가오고 있어 또 다른 두려움과 새로운 희망감이 교차한다.
언론도 그 시대에 따라 획기적 변화를 모색해야 할때가 됐다는 판단이다.
창간 12주년을 맞은 경북제일신보는 작은 주간 신문 이지만 향후 급변할 시대 변화에 대비하여 글로벌 경영 체계를 구축, 멀지 않아 확 달라진 지면으로 애독자들께 보답하고자 한다.
그간 물심양면의 지원을 아끼지 않아온 많은 애독자분들께 머리 숙여 감사드리며, 더욱 깊은 관심을 부탁 드린다.
필자는 과거 경북일보 사회부장 시절 대구지방검찰청 포항지청장에 갓 부임해온 모 지청장과 인터뷰를 한 적이 있었다. 그날 필자의 질문은 “포항 사람들이 자기 확신이 강하고 좀 까다롭고 말이 많다. 또 주민들간 갈등과 다툼이 잦다. 이에 대한 검찰권 행사를 어떻게 해 나갈 생각이냐”고 부임 소감을 우회적으로 물어 보았다. 그는 “공정한 검찰권 행사로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 하겠다”며 “그러나 지역 사회 갈등 해소는 가급적 주민들 스스로 협력하여 해결하고 질서 유지에 나서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전국 여러 지청을 돌아 다니면서 느낀 점은 가장 말이 많고 주민간 갈등이 심한 도시 규모는 50만 도시 였던것 같다”며 “포항도 북구쪽 주민이 남구 누구 집 숟가락 몇 개 까지 알 정도로 좁다 보니 생활속의 잡음으로 볼 수 있다. 경험상 70만 도시가 되면 주민간 갈등과 사소한 다툼이 별로 없는것 같았다”고 설명 했다. 십년도 넘은 지청장 인터뷰 기사를 필자가 왜 소개 하냐면 세월은 빠르고 시대는 급변하는데 포항은 변화된게 없다는 사실을 말하기 위해서다.
십 수년전 50만 인구는 오히려 줄어드는 추세고 아직까지 ‘포항 사람들 참 밸나다’ 는 말을 그대로 듣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구룡포 발로 크게 확산되면서 충격적인 공포감이 엄습해 오고 대중목욕탕 등 포항 전역은 겉잡을 수 없이 코로나가 확산 분위기로 치닫았다. 그러자 이강덕 시장은 감염 경로를 밝혀 차단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에 나섰다.
일명 1인 1가구 전수 조사 검사를 시행하는 행정명령 발동이 그것이다.
신속하고 빠짐없는 검사를 위해 거부하면 10만원의 과태료를 물게 한다는 강제 조항도 넣었다. 행정명령 첫날 포항이 발칵 뒤집혔다. 이 시장을 향해 “추운 날씨에 미친 짓을 하고 있다”며 입에 담기 힘든 비난이 쏟아졌고, 심지어 청와대 게시판에 청원까지 하여 행정명령을 당장 중단 시켜 달라고 요청 했다.
전국 언론들은 코로나 검사장에 길게 줄을 선 포항 사람들 사진을 실은 보도에 열을 올렸다.
‘막대한 예산 낭비가 우려되는 실효성 없는 강제 전수 조사 검사가 주민 불편만 가중 시킨다’는 비판 기사가 연일 쏟아졌다.
이 시장과 포항시 행정이 전국 언론에 무방비로 뭇매를 맞았다. 그러나 그 억지 스러운 대 소동은 오래 가지 않았다. 10일간 묵묵히 실시한 전수 조사에서 무증상 확진자 40명을 찾아 내는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만약 예산 낭비 핑계로 그들을 방치 했었다면 포항 사람들은 어떻게 됐을까.? 수백명의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해 공포감에 떨고 도시가 마비되는 끔직한 사태가 벌어졌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결국 이 시장 특단의 행정 명령은 코로나 공포감을 벗게 한 ‘신의 한수’가 된 셈이다. 이 순간 ‘포항 사람들 참 밸나다’는 소리 안들을 수가 없다.
10년전이나 현재나 포항이 변화 된게 없다는 것은 포항사람들의 고정된 관념 때문이 아닐까? 이는 누구도 탓할 수 없는 포항사람들 모두의 책임이다.
시민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코로나 퇴치에 나선 시장을 향해 쌍욕을 퍼붓고 사람 생명을 예산 낭비로 경시 했다. 또 정치적 노림수가 깔려 있다는 음해성 헛 소문을 퍼뜨리는 등 다혈질의 포항 사람들의 경솔함은 도가 넘었다.
이제는 좀 성숙되게 변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언론은 불의와 맞서는 강단 있는 사명감으로 사회를 일깨우는 목탁이 되야 한다는 판단이다.
창간 12주년을 맞은 경북제일신보는 지역 사회에 팽배한 구태한 관념을 타파하고 소모적 시기로 갈등하는 ‘밸난’ 포항 사람들의 배타적 의식을 변화시키는 일에도 적극 나설 각오다.
따라서 지역 사회 발전과 주민들의 협동 정신 발휘를 위한 포용적 문화 함량에도 적극 기여 할 것임을 애독자 여러분들께 다시 한번 더 굳게 약속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