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 가정폭력 등 막장 소재 없음에도 큰 인기누려
2009년 시청률 40%가 넘은 드라마는 KBS 1TV 일일 드라마 ‘너는 내 운명’ 외에 ‘찬란한 유산’이 유일하다. 최근 100개가 넘는 채널과 인터넷 등 매체가 다변화돼 시청률이 하락하는 추세에서 시청률 40%는 넘을 수 없는 벽으로 보였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찬란한 유산’이 시청률 40%를 넘은 것은 방송가에 큰 이슈를 몰고 있다.
‘찬란한 유산’은 2000년 이후부터 방송된 주말 드라마 중에서도 통산 7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주말 드라마 최고의 시청률은 2000년 KBS 1TV에서 방송된 대하 드라마 ‘태조 왕건’으로 60.5%의 시청률이다.
‘찬란한 유산’은 첫 회 시청률 15.5%로 출발했으나 회가 갈수록 시청자의 관심을 모으며 결국 마의 40% 벽을 넘게 됐다. ‘찬란한 유산’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단순 시청률이 높아서만이 아니다. ‘찬란한 유산’은 최근 드라마에 유행처럼 자리 잡은 불륜과 가정 폭력 등 자극적인 소재를 쓰지 않고 고공비행 중이라 눈길을 끈다.
그렇다면 시청자들은 어떤 장면에 특히 열광했을까? AGB닐슨이 발표한 최고의 1분 TOP 5에 따르면 지난 일요일(12일) 방송된 24회, 22시 42분경에 47%의 높은 시청률 기록을 세웠다. 이 장면은 승미 엄마, 백성희(김미숙)가 은성 아빠, 고평준(전인택)과 통화를 하면서 은성의 친한 친구 혜리가 이민 가서 찾을 수 없다고 거짓말하는 장면이었다. 이 장면에서 고평준이 혜리가 이민 갔다는 백성희의 말에 의구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앞으로 고평준이 백성희의 거짓말을 알아챌 수 있을지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였다.
다음으로 2위는 7월 5일 방영된 22회, 23시 12분경 44.6%를 기록했다. 은성과 설렁탕 직원들이 은생의 동생이 살고 있는 선우환 친구의 가게에 놀러 간 장면이다. 이 장면은 시청자들이 은성이 그토록 찾던 은성의 동생을 찾을 수 있을지 없을지 초조하게 지켜보았던 장면이다.
최고의 1분TOP 5에는 없지만, 화제의 장면! 선우환(이승기)과 고은성(한효주)의 격렬한 키스신은 몇 %의 시청률을 기록했을까? AGB닐슨에 따르면 7월 4일 21회 방송분에 방영된 이 장면은 40%의 역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제 막바지로 달려가는 ‘찬란한 유산’에 대한 시청자의 관심이 회를 더할수록 높아지고 있다. 앞으로 어떤 결말을 향해 달려갈지, 또 어떤 시청률 기록을 세울지 기대가 된다.
한 여자 주인공이 졸지에 길거리에 내몰린 상황에도 희망을 잃지 않고 꿋꿋이 일어서는 감동적인 이야기가 귀감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드라마 ‘찬란한 유산’은 매주 토, 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김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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