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 이승엽은 73경기 출장, 타율0.235(213타수 50안타) 홈런16, 타점35, 삼진60에 득점권 타율 0.206, 출루율 0.336 장타율 0.502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성적을 남겼다.
요미우리 계열의 스포츠신문인 스포츠호치는 14일 ‘이승엽의 2군 잔류는 무기한’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하라 다쓰노리 감독이 이승엽에 대해 기한을 정하지 않고 2군에서 훈련을 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하라 감독은 이승엽이 2군에서 기술적인 결함을 확실하게 극복하지 않는 한 1군으로 절대 불러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단호한 의지를 보였다고 전했다. 즉 눈에 보이는 결과없이 6억엔(한화 84억)이라는 초고액 연봉과 이름값에 연연해 1군으로 승격시키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하라감독은 지난 한신원정을 마치고 도쿄로 돌아온 직후 “올스타전이 끝날 때까지 돌아와주면 좋겠지만 다만 (2군에서)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며 이승엽의 행보가 점칠수 있는 상황이 아님을 강조했다. 또 “본인도 좋은 모습으로 올라오고 싶을 것이다. 벤치에 놓아둘 선수는 아니다. 계기를 만들지 않으면 안된다”라며 분발을 촉구했다.
하라감독의 숨은 뜻은 지금의 이승엽을 타 1군선수들과 함께 가기엔 그 짐이 타동료들에게 클 것임을 판단해 결정한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한편 하라 감독도 이승엽의 계속되는 부진으로 상당히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방한한 기요다케 히데토시 요미우리 구단 대표가 국내의 야구관계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승엽의 2군행은 하라 감독이 오랜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그 자리에서 기요다케 대표는 “이승엽은 좋은 선수이지만 한 번 감각을 잃으면 그 기간이 오래 가고 나아질 기미도 찾을 수 없어 이에 하라 감독이 상당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12일 결정된 2군행도 하라 감독이 오랜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승엽은 2007년부터 줄곧 롤러코스터 기복을 보여왔다. 특히나 올해는 개막 직후부터 심한 기복을 드러냈고 한 번 부진에 빠지면 상당기간 동안 슬럼프에서 허덕였다.
또 최근까지만 하더라도 지난 12일 한신전에서 대타로 나와 범타로 물러나기까지 24연속타석 무안타를 기록해 결국 2군행의 수모를 겪었다. 몸이 빨리 열려 몸쪽 공 공략에 애를 먹다 이같은 약점을 힘겹게 극복했지만 이후 상대 투수들이 외곽을 공략하자 이번에는 바깥쪽 공 대처에 문제를 드러내며 부진의 늪에 빠져들었다는 게 현지 언론의 분석이다.
한편 이승엽의 2군통보에 대해 국내외 야구팬들도 상당수가 수긍하는 분위기이다.
이승엽의 문제점은 연봉은 일본최고임에 반해 성적은 타율0.235, 16홈런, 35타점으로 연봉에 비해 너무나도 미약한 활약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타자의 핵심인 찬스에서 득점력, 즉 득점권 타율은 0.206으로 하위권를 기록하고 있고 만루에선 5타수 무안타로 너무나 찬스에 약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또 2-3 풀카운트에서 던지는 페이크성 유인볼에 어의없이 삼진을 당하는 경우가 많아 선구안에서도 큰 문제가 있음을 드러냈다. 또 이승엽은 야구매너리즘에 빠진 듯 3볼 이후에 한가운데 오는 일반직구를 그냥 보내는 일이 많다. 타자는 초구부터 노리고 들어가야 투수와의 승부를 유리하게 이끌수 있는데 볼카운트 싸움에서 미리 지는 경우가 많아 그의 타격감각은 나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번의 1군말소가 2007년 이후 3년연속 2군행을 당한 이승엽의 실력이 과연 최고연봉수준을 받을만한가 하는 회의적인 일본내의 시각도 나오고 있고 또 이승엽의 2군행이 장기화 될 경우 엔고시대인 현재 이승엽의 연봉보다 엄청 높게 책정된 한 방송사의 중계권계약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적자를 볼 수 있어 외화낭비설이라는 문제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늘 큰 위기를 발판삼아 역전에 성공한 전력이 있지만 그의 야구인생 최대위기인 이 순간에서 과연 이승엽은 어떻게 또 위기를 극복할 것인지 그 추이가 주목된다.
<김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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