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반대로 9km 교량 중 4.5km 해저터널로 변경, 예산 크게 늘어 3조2천억원 부담
내년도 동해안 고속도로 건설 구간에 투입할 1천300억원 국비 확보됐으나 사용처 미정
<속보>=지역 최대 숙원사업 영일만대교 건설 사업 추진에 심각한 차질이 생겼다는 소문이 중앙 부처 주변에 파다해 향후 전개될 추이가 크게 주목된다. (본보 5월26일자 1면 단독 예측 보도)
영일만대교 사업이 경제성 문제로 백지화되고 우회도로 연결이 유력하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교 사업의 적정성 검사(총 사업비 변경)에 들어간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결과 발표에 촉각이 곤두서는 형국이다. 만약 윤 대통령이 공약하여 국책사업으로 전환된 영일만대교 사업이 백지화될 경우 지역 주민들 반발 등 그 파장이 만만찮을 것으로 우려된다.
이 같은 소문이 중앙 부처 주변에 나도는 이유는 노선 변경 때문으로 분석된다. 유사시 군사 작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국방부가 대교 건설 사업을 반대하면서 국토부가 급하게 변경한 노선에 들어갈 예산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KDI가 대교 사업 적정성 검사를 하면서 난색을 표한다는 소문도 당초 계획보다 크게 늘어난 예산과 더 떨어진 경제성이 문제가 되는 것으로 관측된다.
2008년도 당시 계획한 영일만대교 사업은 북구 흥해읍과 남구 동해면을 해상으로 잇는 총 18km 연결구간에 9km가 해상교량 건설로 계획됐다. 게다가 사업비도 1조6천억원에서 최근까지 2조원 안팎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당초 9km로 계획된 교량을 4.5km로 줄이고 지하 해저터널 4.5km를 건설하도록 노선과 시공 공법을 바꿨다.
그로 인해 반쪽 교량이 됐고, 해양 관광 도시를 상징하고 관광객을 불러들일 수 있는 영일만 바다 위에 떠있는 랜드마크 효과도 크게 떨어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예산도 당초보다 크게 늘어나 3조2천억원 이상 들어갈 것으로 추산돼 정부의 재정 부담까지 가중된 것이다.
익명의 중앙부처 한 관계자는 “대교 건설이 대통령 공약사업이라 정부 각 부처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긴 한다”며 “그러나 예상치 못한 국방부 반대로 노선 변경에 따른 예산 증가로 착공 가능성이 100% 수준에서 60대40 또는 40대60의 변수가 생겼다”고 밝혔다. 백지화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여의도 한 정치인은 “KDI의 사업 적정성 검사 결과 발표도 미적거리며 내년 4월 총선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며 “그 이유는 이미 우회도로 건설 쪽으로 가닥이 잡혔기 때문 같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내년도 예산안에 동해고속도로 연결 구간에 투입될 1천300억 원 가량의 국비는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예산도 대교 건설에 투입할 예산인지 아니면 우회도로 건설 사업비인지 KDI의 사업 적정성 검사 결과가 나오기 이전까지는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안보와 직결된 돌발 상황의 변수라 대통령 공약사업이지만 밀어붙일 가능성은 낮다”며 “사업이 무산될 경우 국방부 반대 노선 변경에 따른 사업비 증가가 결국 결정타가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만약 대교 사업이 백지화될 경우 지역 출신 국회의원들에게 불똥이 튈 가능성이 높다. 국회 국토위 간사를 맡고 있는 김정재 의원은 대교 사업을 자신이 주도하여 곧 착공하는 것처럼 홍보하고 다녔기 때문이다. 또 김병욱 의원도 덩달아 책임론에 휘말릴 것으로 전망된다.
여의도 또 한 정치인은 “국방부 반대가 대교 사업에 치명타가 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며 “지역 정치인들이 국방부를 움직일 수 있는 정치력이 있었다면 충분히 풀 수 있는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약 2년전 한미 합동 아파치헬기 사격 훈련을 반대하는 주민 민원을 국가 안보 차원에 접근해 해결하려 하지 않고 국방부에 책임 전가한 것은 잘못됐다”며 “당시 지역 두 국회의원이 국방부 소속 장군 2명을 국회에 불러 민원 책임을 전가하면서 질타한 것이 국방부의 대교 건설 반대와 무관치 않을 수 있다” 고 꼬집었다.
포항시 한 관계자는 “KDI의 사업 적정성 검토 결과를 기다려 봐야 한다”며 “노선 변경으로 실효성이 좀 떨어지고 재정적 부담은 늘었으나 대통령 공약사업이라 계획대로 추진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결론은 김정재·김병욱 두 의원이 불안 불안하다는 KDI의 사업 적정성 검사(총 사업비 변경) 결과를 긍정적으로 유도하여 지역 최대 숙원 사업 영일만대교 사업 착공을 계획대로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인지 크게 주목된다.
한편 영일만대교 사업은 지난 2008년 광역경제권발전 30대 선도프로젝트로 선정돼 2009년 예타 면제 성격인 간이 예비 타당성 조사가 기획 재정부와 KDI에 의해 진행됐었다. 이어 2011년 11월 동해고속도로 해상 횡단 구간 최적안으로 국토교통부가 타당성 조사로 결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같은 해 12월 기획재정부의 총사업비 변경 협의 과정에서(당시 1조 6천억원)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국책 사업에서 제외됐다. 또다시 2017년 7월 기획재정부와 KDI의 사업 계획 적정성 재검토에 들어갔으나 역시 경제성 문제로 배제된 전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