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낙서’ 모방범 “문화재 낙서 대단하다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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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낙서’ 모방범 “문화재 낙서 대단하다고 생각”
  • 최영준 기자
  • 승인 2023.12.22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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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조사서 범행 동기 밝혀 “팬심으로”
범행 발각된 거 같아 자수…‘예술’ 주장
“안 죄송해…미스치프처럼 짓궂은 장난”
▲ 모방 피의자 A씨 블로그 캡처
▲ 모방 피의자 A씨 블로그 캡처

서울 경복궁 담벼락을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한 모밤벙행 피의자가 "문화재에 낙서하는 행위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는 취지의 범행 동기를 밝힌 것으로 파악됐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종로경찰서는 지난 18일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 A씨에 대해 6시간가량 조사했다.

A씨는 지난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 영추문 부근 담벼락에 스프레이로 특정 가수의 이름과 앨범 제목 등을 쓴 혐의(문화재보호법 위반)를 받는다. 그는 경찰에게 범행이 발각된 것 같아 자진 출석하게 됐다는 취지로 자수 경위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범행 동기에 대해선 "팬심 때문이며, 홍보 목적은 아니었다"며 "문화재에 낙서를 하는 행위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A씨가 자신의 블로그에 범행 '인증샷'을 올리고 예술 행위라는 항변을 올린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기도 했다.

그는 이날 오전 자신의 블로그 게시물에 "다들 너무 심각하게 상황을 보시는 것 같다. 그저 낙서일 뿐"이라며 "미스치프의 말처럼 미스치프가 말하는 짓궂은 장난을 좀 치고 싶었다"고 적었다.

또 "죄송하다. 아니 안 죄송하다"며 "전 예술을 한 것뿐이에요"라고 썼다. 또 "스펠링 틀린 건 좀 쪽팔린다. 하트를 검은색으로 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라며 미스치프의 이름을 적지 못한 것이 가장 후회된다고 하기도 했다.

나아가 지난 17일 오후 9시25분께 게시글에는 편의점 계단에서 맥주를 들고 '인증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해당 글에는 담벼락 낙서 사진과 함께 "제 전시회 오세요. 곧 천막 쳐지고 마감될 거다"라며 "입장료는 공짜다"라고 적혀있었다. 당시 최초 낙서 신고가 접수된 시간은 17일 오후 10시20분께였는데, 이보다 약 1시간 앞서 범행 인증 게시글을 올린 것이다.

경찰은 A씨의 진술로 블로그 계정을 확인해 내용을 살펴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블로그는 비공개 처리된 상태다.

한편 경찰은 전날(19일) 경복궁 담벼락에 최초 낙서를 한 임모(17)군과 김모(16)양을 체포해 조사 중이다. 이들은 지난 16일 오전 1시42분께 경복궁 영추문 등 3개소에 스프레이로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 등을 적은 혐의(문화재보호법 위반)를 받는다.

장난짓(mischief)이라는 뜻의 '미스치프'는 2019년 만들어진 미국의 아티스트 그룹을 뜻한다. 지난달부터 대림미술관에서 미스치프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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