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자 65.5% “국내 경제 상황 나빠질 것”
45.3%는 임금삭감·비정규직 전환 등 걱정
직장인 10명 중 6명이 2024년 갑진년(甲辰年)에도 국내 경기 불황은 계속될 거로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4명은 경기침체로 인한 임금 삭감 및 구조조정 등을 걱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갑질119는 '2024년 경기 및 직장 내 고용관계 변화'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을 훌쩍 넘는 65.5%가 국내 경제 상황이 나빠질 것이라 답했다고 지난 7일 밝혔다. 국내 경제 상황이 좋아질 것이란 응답은 34.5%에 그쳤다.
응답 결과에 영향을 끼친 특성은 성별과 업종으로 분석됐다. 여성(69.4%)이 남성(62.5%)보다, 도소매업 종사자(71%)가 타 업종 종사자들보다 상대적으로 더 올해 경기가 악화할 것으로 생각했다.
경제위기로 인한 고용관계 변화를 걱정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응답자의 45.3%가 고용관계가 부정적인 방향으로 변할 것이라 내다봤다. 이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응답(39.1%)보다 높은 수치다. 응답자의 20.6%는 '정리해고나 구조조정이 있을 것'이라 답했고, 15.1%는 '정규직이 비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등 고용 형태가 악화될 것'이라고 했다. 9.6%는 '임금이 삭감될 것'이라 예상했다.
특성별로는 사무직과 건설업, 숙박 및 음식점업, 그리고 300인 이상 회사에서 근무하는 응답자들이 정리해고에 대한 우려가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과 생산직, 일반사원급에선 정규직에서 비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등 고용 형태 악화에 대한 걱정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비정규직의 고용형태 악화 전망은 20.8%로, 정규직(11.3%)과 10%p 이상의 격차를 보였고, 임금수준이 낮을수록 고용 형태 악화를 걱정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회사 경영 상태 악화로 해고·권고사직·희망퇴직 요구를 받을 경우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묻자, 직장인 63.2%는 '충분한 위로금을 받을 수 있다면 수용할 것'이란 조건부 수용 의사를 밝혔다. 거부하겠단 응답자는 11.4%, 수용하겠단 응답자는 13.5%였다.
직장갑질119 최혜인 노무사는 "더 취약한 고용 형태, 더 작은 사업장, 노동조합 밖의 노동자일수록 경기침체를 몸소 느끼고 있었다"며 "이는 경제위기나 코로나19와 같은 외부적 요인으로 일자리가 위태로워졌던 경험의 반증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경기침체나 경제위기의 여파는 여성, 비정규직, 노동조합 비조합원과 같은 사회적 약자에게 집중될 수밖에 없다"며 "정부는 사회적 안전망을 확충하는 등 경제 위기 상황에서 일터 약자들을 보호할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번 조사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달 4일부터 11일까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