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2시 전후 증상 심해져 심하면 사망도
요즘처럼 감기, 독감(인플루엔자) 등 호흡기 질환이 유행하는 시기에는 영유아를 중심으로 발병하는 '급성 후두염'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아이가 자다가 갑자기 숨쉬기 힘들어하고 강아지 짖는 듯한 '컹컹'거리는 기침 소리를 내면 몸이 보내오는 위험신호는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
지난 15일 의료계에 따르면 급성 후두염이란 독감, 코로나19, 파라인플루엔자바이러스, 마이코플라즈마 등 바이러스나 세균 등에 감염돼 급성으로 후두와 그 주변 조직에 염증이 생긴 상태를 말한다. 기관지(폐와 기관을 연결하는 공기통로)가 작은 생후 6개월에서 3살 정도의 영유아에서 잘 발생한다.
박준성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호흡기질환이 많이 유행하고 있고 아이가 이미 콧물이나 기침 증상이 있으면 급성 후두염으로 진행할 수 있다"면서 "똑같이 바이러스나 세균에 감염돼도 기관지가 큰 성인은 목소리가 쉬는 감기에 그치지만 (기관지가)작은 아이들은 급성 후두염에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급성 후두염은 기침 후 숨을 들이마실 때 숨을 잘 못 들이마시고 밤 12시 전후 증상이 심해진다. 자다가 아이가 갑자기 숨을 꺽꺽거리고 일어나서도 숨을 제대로 못 쉬고 컹컹 거리면 급성 후두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박 교수는 "급성 후두염은 증상이 나타난 첫 날이나 둘째 날 밤에 가장 심하고, 후두 점막의 부종이 심해져 기도가 좁아지다가 기도가 막혀 호흡부전에 빠지게 되고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면서 "급성기(병세가 갑자기 악화돼 빠른 치료가 필요한 시기) 치료를 잘 해야 된다는 점에서 감기와 다르다"고 말했다.
아이가 저녁부터 컹컹거리는 기침을 한다면 밤에 증상이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 자려고 누워 있으면 다리에 있던 몸 속 체액이 머리로 올라와 후두 점막이 더 많이 붓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아이가 자다가 갑자기 숨쉬기 힘들어하고 일어나서 계속 발작적으로 컹컹거리는 기침을 하면 119에 신고해 빨리 응급실을 찾아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급성 후두염은 증상이 심각하지 않으면 스테로이드 주사를 투여하고 호흡기 치료를 하게 된다. 하지만 적절한 치료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컹컹 거리고 숨쉬기가 힘들다면 입원을 고려해야 한다. 급성 후두염은 치료 후 다시 나빠지는 경우도 일부 있어 경계를 늦춰선 안 된다.
박 교수는 "아이가 치료를 받고 집으로 돌아간 후에도 잘 지켜봐야 한다"면서 "또 감기가 많이 유행하는 기간에는 아이 곁에서 주무시면서 아이의 상태를 주의깊게 보실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