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외래진료·전공의 일까지 업무 가중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나 의료공백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전공의들의 빈 자리를 메우던 전임의에 이어 교수들도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의료현장을 지켜온 교수들마저 줄면 간신히 버텨오던 의료체계에 비상등이 켜지게 된다.
지난 9일 의료계에 따르면 정부가 미복귀 전공의들을 상대로 면허정지 행정처분에 속도를 내면서 의대교수들의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앞서 서울아산·울산대·강릉아산병원 교수들로 구성된 울산의대 교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전날 긴급 총회를 열고 전체 교원이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교수들의 이런 움직임은 의대 증원이나 전공의 제재 등에 대한 반발, 3주 가까이 전공의 대신 병원을 지켜오면서 누적된 극심한 피로감 등 여러 요인이 작용했다.
그렇다면 교수들은 전공의나 전임의와 어떻게 다를까. 교수는 전문의 자격을 가진 의사로 중환자 수술 등을 집도한다. 최근 전공의 부재로 전공의들이 하던 업무까지 도맡아 하면서 번아웃 직전이다. 의대를 졸업한 후 전공의, 전임의, 조교수, 부교수 등을 거쳐 교수가 되는데, 대개 10~15년이 걸린다.
전공의는 의사면허를 딴 후 전문의 수련 과정이 있는 대학병원 등에서 수련을 하는 인턴과 레지던트를 의미한다. 인턴은 1년, 레지던트는 3~4년 과정이다. 인턴은 의대를 졸업하고 의사 면허를 취득한 후 1년 동안 병원에 있는 모든 진료과를 돌면서 다양한 임상 경험을 하게 된다. 주로 소독, 채혈, 수술 준비, 환자명단 관리 등을 맡는다.
전공의는 인턴 과정을 마치면 각 과에 레지던트로 수련하게 된다. 레지던트는 주로 입원환자 관리, 차트 작성, 수술 보조를 한다. 연차가 쌓이면 작은 수술은 직접 집도하기도 한다.
서울의 주요 대형병원, 이른바 '빅5' 병원은 전체 의사 중 전공의가 약 40%를 차지한다. 전공의들이 대거 병원을 떠난 후 정부가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비상진료체계를 가동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전공의를 대신해온 전임의도 줄면서 의료공백이 더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전임의는 전공의 수료 후 전문의 자격증을 취득한 뒤 병원에 남아 1~2년간 세부전공을 수련하는 의사다. 전임의는 외래 진료는 물론 환자 입원·전원 등을 결정하고, 입원 환자도 관리한다. 교수들의 진료와 검사 보조는 물론 수술을 돕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