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불황 ·물가상승...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원자재 가격이 무섭게 치솟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금리까지 가파르게 인상하며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과거 1970년대 미국이 스태그플레이션을 겪을 당시 통화 긴축정책과 미시정책 등으로 극복한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19일 한국금융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우리 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 진입 가능성과 정책적 시사점'에 따르면 과거 1970년대 중반과 1980년대 초반에 걸쳐 나타난 두 차례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도 모두 석유파동에 따른 공급충격에서 초래됐다.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은 경기불황(Stagnation)과 물가상승(Inflation)의 합성어로 불황과 물가상승이 공존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경기침체 시 물가는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원자재 등 핵심 상품가격이 급등하게 되는 총공급 충격으로 경기침체가 초래되는 경우에는 물가도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미국은 1973~1975년, 1980년 모두 경기가 침체되고 소비자물가는 10% 이상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을 경험했다. 1972년 3% 내외였던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1973년 11월에는 8.3%까지 높아졌다. 경기침체가 본격화된 1974년 12월에는 12.3%까지 올라갔다. 2차 석유파동 시기에는 1978년 6% 내외였던 물가상승률이 1980년 3월 14.8%까지 치솟았다.
반면 경제성장률은 1973년 1분기 10.6%에서 1973년 4분기~1975년 1분기 중 평균 -1.5%로 낮아졌다. 2차 석유파동기에는 1978년 2분기 16.7%에 달했던 성장률이 1980년 상반기에 -3.3%로 급락했다.
당시 한국도 스태그플레이션을 피하지 못했다. 1973년에만 해도 연평균 12%에 달했던 경제성장률이 이듬해 7.2%, 1975년에는 5.9%로 급격히 하락했다. 이와 반대로 물가는 1973년 3.2%에서 1974년, 1975년 모두 20%를 상회했다. 전형적인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에 접어든 것이다.
특히 2차 석유파동기인 1980년에는 국내 정치 상황마저 불안해지며 마이너스 성장률(-1.5%)과 하이퍼 인플레이션(28.7%)이 동반된 극한의 스태그플레이션을 경험했다. 이로 인해 실업률은 3.8%에서 5.2%로 급등했고 기업 채산성 악화로 어음부도율은 0.1%에서 0.17%로 상승했다.
■ 인플레 목표달성 의지 … 파월 의장 CBDC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17일(현지시간) 연준이 주최한 '미 달러의 국제적 역할'이라는 주제의 연구 콘퍼런스에서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파월은 이날 “ 달러가치 보존이 국제금융 시스템을 유지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며 “달러가치가 유지되도록 하기 위해서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고 있다는 확신이 반드시 필요하다 ”고 강조했다.
또한 "연준의 물가 안정에 대한 강력한 약속은 가치 저장소로서의 달러에 대한 광범위한 신뢰에 기여한다"며 "이를 위해 인플레이션을 의 2% 목표로 되돌리는 데 매우 집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이유로 연준은 금융안정을 촉진하고 유동성 창구를 통해 국제적으로 달러 사용을 지원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라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을 통해 "미래 달러의 국제적 역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세계 통화 시스템에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며 연준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개발하고 있음을 상기시켰다.
그는 연준의 백서에서 밝힌 것처럼 미국의 "CBDC는 잠재적으로 달러의 국제적 지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연준은 2023년 '페드나우(FedNow)'라는 디지털 통화·결제 시스템을 가동하게 된다.
페드나우는 연준이 도입하는 새로운 즉각 결제 서비스 시스템으로 2023년에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미국내 모든 금융기관들이 실시간으로 자금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시스템이다. 이를통해 모든 미국인과 미국기업은 연중 언제라도 자금을 즉시 이체하거나 결제할 수 있다.